장애인식개선드라마 <마이프렌즈>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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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도자립센터 작성일09-05-18 18:38 조회90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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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장애인 하면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무능력자’, ‘도와줘야 할 존재’, ‘다가서기 어려운 대상’ 등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인식 되어 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장애인계나 예술, 방송계에서는 장애인의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다방면에 걸쳐서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식개선 계몽포스터, 수기,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져 대중에 올바른 장애인 인식을 갖기를 호소한다.
각계의 이런 노력들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지지만 작품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냥 환영하기는 힘든 면이 도사리고 있어?우려를 자아낸다고 하겠다. 대부분의 장애인인식개선 작품들에서 강조하는 것은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서 힘들고 어렵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존재로, 비장애인들은 이런 불쌍한 존재를 돕고 이해해줘야 하는 우월한 사람들이란 이분법으로 주로 묘사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장애인은 불쌍한 존재로, 비장애인은 이들을 도와줘야할 우월한 존재로 묘사하는 관행은 장애인계, 예술계를 비롯한 우리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어떻게 장애인들을 바라봐주었으면 하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구태의연한 ‘장애인관’은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 KBS2 TV에서 방영한 '마이프렌즈'란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마이프렌즈'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작년에 전국의 중학생들에게 올바른 장애인인식을 계몽하기 위해 만든 드라마다. 친구하나 없이 외톨이로 지내는 지적장애인 여자 중학생이 같은 반의 비장애 급우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장애인학생이 비장애 급우들과 친구가 되어 간다는 설정은 좋은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요즘 많은 학교에서 장애, 비장애 학생들을 같이 가르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학생을 괴롭히고 왕따 시키는 현상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데, '마이프렌즈'는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친구가 된다는 설정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학생들에게 장애인학생도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욱 눈에 띄고, 이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골이 깊게 파인 장애인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장애인식개선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드라마조차 지적장애인 중학생 지희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묘사된다. 운동도 형편없이 못하고, 자신의 물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며 15살이나 먹었지만 학교에 갈 때도 혼자는 길을 못 찾아 엄마가 늘 데리고 다녀야만 한다. 이런 아기와 같은 중학생 지희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급우들 모두가 지희를 기피한다. 이렇게 급우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지희에게 담임선생님은 같은 반 말썽꾸러기 남학생 우석을 붙여주는데, 우석은 하교 길에 엄마대신 지희를 보호하며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친구가 된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친구관계라 하면 서로 돕고 우정을 나누는 대등한 사이를 떠올린다.
하지만 ‘마이프렌즈’에서와 같이 서로 대등한 친구관계가 아니라 비장애인 급우가 장애인 학생을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도와주기만 한다는 관계의 설정이 중학생들에게 과연 올바른 친구간의 모습이라고 납득 시킬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지적장애인 학생을 아기처럼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과연 전국의 중학생들이 제대로 된 장애인관을 갖게 될 수 있다고 교육부 관계자는 생각한걸까.
아마도 이드라마를 중학생들이 본다면 ‘지적장애인=무능한 사람’,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왜곡된 인식이 더욱 공고해 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좋은 의도에서 좋은 내용을 담은 드라마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적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즉 ‘전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심각한 것은 이런 부분들이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되지 않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작년 12월부터 이 드라마를 전국의 중학교에 장애인 인식 교육용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문화 예술계도 모자라 정부까지 나서서 왜곡된 장애인인식을 퍼트리는 세상이 되었다. 학생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지적장애인을 바라보는 부정적이고 편견에 찬 시선을 걷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여기서 주목할 점은 드라마가 끝난 뒤 인기가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인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단순구조와 인기가수의 인터뷰는 영상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인식 개선을 위한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마이프렌즈’는 청소년들의 장애 인식을 개선하기 보다는 장애청소년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감정호소적인 내용에 그치고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동정과 시혜적 관계보다는 현실적이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 비춰질 수 있는 장애인식 개선 드라마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장애인 단체가 함께 만든 만큼 사실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장애인계나 예술, 방송계에서는 장애인의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다방면에 걸쳐서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식개선 계몽포스터, 수기,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져 대중에 올바른 장애인 인식을 갖기를 호소한다.
각계의 이런 노력들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지지만 작품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냥 환영하기는 힘든 면이 도사리고 있어?우려를 자아낸다고 하겠다. 대부분의 장애인인식개선 작품들에서 강조하는 것은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서 힘들고 어렵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존재로, 비장애인들은 이런 불쌍한 존재를 돕고 이해해줘야 하는 우월한 사람들이란 이분법으로 주로 묘사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장애인은 불쌍한 존재로, 비장애인은 이들을 도와줘야할 우월한 존재로 묘사하는 관행은 장애인계, 예술계를 비롯한 우리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어떻게 장애인들을 바라봐주었으면 하는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구태의연한 ‘장애인관’은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 KBS2 TV에서 방영한 '마이프렌즈'란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마이프렌즈'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작년에 전국의 중학생들에게 올바른 장애인인식을 계몽하기 위해 만든 드라마다. 친구하나 없이 외톨이로 지내는 지적장애인 여자 중학생이 같은 반의 비장애 급우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장애인학생이 비장애 급우들과 친구가 되어 간다는 설정은 좋은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요즘 많은 학교에서 장애, 비장애 학생들을 같이 가르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장애인학생을 괴롭히고 왕따 시키는 현상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데, '마이프렌즈'는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친구가 된다는 설정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학생들에게 장애인학생도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욱 눈에 띄고, 이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골이 깊게 파인 장애인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장애인식개선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드라마조차 지적장애인 중학생 지희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묘사된다. 운동도 형편없이 못하고, 자신의 물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며 15살이나 먹었지만 학교에 갈 때도 혼자는 길을 못 찾아 엄마가 늘 데리고 다녀야만 한다. 이런 아기와 같은 중학생 지희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급우들 모두가 지희를 기피한다. 이렇게 급우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지희에게 담임선생님은 같은 반 말썽꾸러기 남학생 우석을 붙여주는데, 우석은 하교 길에 엄마대신 지희를 보호하며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친구가 된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친구관계라 하면 서로 돕고 우정을 나누는 대등한 사이를 떠올린다.
하지만 ‘마이프렌즈’에서와 같이 서로 대등한 친구관계가 아니라 비장애인 급우가 장애인 학생을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도와주기만 한다는 관계의 설정이 중학생들에게 과연 올바른 친구간의 모습이라고 납득 시킬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지적장애인 학생을 아기처럼 아무것도 못하는 존재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과연 전국의 중학생들이 제대로 된 장애인관을 갖게 될 수 있다고 교육부 관계자는 생각한걸까.
아마도 이드라마를 중학생들이 본다면 ‘지적장애인=무능한 사람’,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왜곡된 인식이 더욱 공고해 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좋은 의도에서 좋은 내용을 담은 드라마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적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즉 ‘전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심각한 것은 이런 부분들이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되지 않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작년 12월부터 이 드라마를 전국의 중학교에 장애인 인식 교육용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문화 예술계도 모자라 정부까지 나서서 왜곡된 장애인인식을 퍼트리는 세상이 되었다. 학생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지적장애인을 바라보는 부정적이고 편견에 찬 시선을 걷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여기서 주목할 점은 드라마가 끝난 뒤 인기가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인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단순구조와 인기가수의 인터뷰는 영상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인식 개선을 위한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마이프렌즈’는 청소년들의 장애 인식을 개선하기 보다는 장애청소년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감정호소적인 내용에 그치고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동정과 시혜적 관계보다는 현실적이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 비춰질 수 있는 장애인식 개선 드라마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장애인 단체가 함께 만든 만큼 사실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