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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윌 '최면' 방송불가 판정 올바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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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도자립센터 작성일09-11-10 19:02 조회1,0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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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표현은 대표적인 장애인 비하용어로 분류




'벙어리 냉가슴', '꿀먹은 벙어리'도 사용하면 안돼









가수 케이윌(본명 김형수)의 2집 수록곡 '최면'이 장애인 비하하는 용어인 ‘벙어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KBS에서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KBS 심의위원회는 케이윌의 '최면' 중 '다시 돌아와 달라고 너에게 화를 내고 싶었어. 말이 없는 벙어리, 피해방상 고집 덩어리'라는 가사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윌의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측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자신을 벙어리에 비유한 것일뿐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뒤, "심의 결과를 존중하고 재심의 여부는 내부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KBS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도 벙어리라는 표현이 과연 장애인 비하가 맞느냐면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에이블뉴스는 대표적인 장애인 비하 용어인 ‘벙어리’라는 단어가 왜 잘못된 것인지 살펴봤다.




‘벙어리’, ‘곱사등이’, ‘난쟁이’ 등과 함께 대표적 비하용어




‘벙어리’라는 용어는 장애인에 대한 멸시와 천대적 의미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비하용어로 분류되고 있다. '꿀 먹은 벙어리', '벙어리 냉가슴' 등 ‘벙어리’라는 용어가 들어간 속담도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으로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것이 장애인계의 주문이다.




10대 일간지를 대상으로 상시적으로 장애인 비하용어 모니터링사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는 매년 언론모니터보고서를 펴내 장애인에 대한 비하용어 모니터결과를 전하며 바른 용어를 제시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2008 언론모니터보고서 '공공저널리즘과 장애인'에 따르면 우리말 중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접미명사 ‘-이’나 ‘-보’는 대체로 정상적이지 않거나 이질적인 사람을 지칭할 때 주로 붙여 쓴다. 즉,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호칭이라는 설명이다.




벙어리 이외에도 '곱사등이', '난쟁이', '귀머거리', '절름발이', '곰배팔이', '언청이', '얼간이', '앉은뱅이', '외팔이' 등 맨 끝에 '-이'가 붙는 표현들은 장애인 비하용어로 분류된다. '-보'가 붙는 '곰보', '째보', '바보' 등의 경우도 대표적인 장애인 비하용어다.




이 보고서는 “과거 전통적?봉건적 사회에서 형성된 부정적인 장애인관이 여전히 일반 의식 속에 남아 있으며, 이런 왜곡된 장애인관은 장애인을 사회로부터 유리시키거나 장애인 문제를 음성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바로 여기에 우리가 비하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벙어리 냉가슴'도 ‘가슴앓이’로 바꿔 써야




보고서는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벙어리’의 경우 “'말 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낮추어 말하는 비하용어”로 규정하고 있다. “이 용어는 사회적 약자로 말 못하는 장애를 넘어서 인간으로서 존엄성까지 무시됐던 구시대적 표현이기도 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특히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벙어리'라는 인물들의 경우에도 많은 작품 속에서 주로 학대와 천대의 대상이 되고, 가해자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가책도 느끼지 않은 형태로 그려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벙어리라는 용어는 ‘말 못하는 사람’을 지칭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든지 ‘답답한 경우’를 빗댄 암시적인 표현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데, 이 또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어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장애인 관련 용어, 바른 표현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 쓸 수 있을까? 비하용어는 쓰지 않거나 바른 표현으로 바꿔 쓰는 것이 최선이다. 벙어리라는 용어는 장애인복지법에서 채택하고 있는 ‘언어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벙어리 냉가슴’이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옳다. 1957년 발간된 이희승 박사의 소설 ‘벙어리 냉가슴’은 당시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일이 있고, 현재에도 많이 읽히고 있으며 이후 이 표현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계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가슴앓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꿀 먹은 벙어리’는 무슨 일에 대한 내용이나 가슴에 맺힌 설움을 말하지 아니하거나 못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로 옛 속담에서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장애인계는 선천적?후천적 원인으로 말 못하는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장애자나 불구자도 장애인으로 바꿔 쓸 것을 권장하고 있고, 귀머거리는 청각장애인으로 장님은 시각장애인으로 꼽추(곱추)는 척추후만증 장애인이나 척추장애인으로, 농아자는 청각 및 언어장애인으로, 정신박약이나 정신지체라는 용어는 지적장애로 바꿔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