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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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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도자립센터 작성일09-12-31 20:40 조회9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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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집’ 윤경숙 사장의 자원봉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넵 저는 밥 먹고 삽니다.”




그야 당연히 밥이야 먹지,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사람이라고 해서 짐승과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먹고, 자고, 싸고, 그리고 사랑하고, 쌈질하고….”




정말 그것뿐인데도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가. “딱히 다른 점을 찾는다면 짐승은 기본욕구가 충족되면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는데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이 많다는 것 아닐까요?”




누구의 문답인지 모르겠으나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욕심을 견제하는 양심이란 것이 있다. 양심이란 선의를 위해서 베풀고 나누면서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만약 양심이란 것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엉망진창이 될 지도 모른다. 때로는 양심이 양날의 칼날처럼 가식과 위선이 될지라도 그래도 오늘은 양심이 있어 우리 사회가 따뜻한 선(善)이 되고 있다.




“저도 예전에는 그 사람을 위해서 남을 도우는 것인 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남을 도우면서도 손이 오그라들었어요.” 서면에 있는 마당집 사장 윤경숙씨는 나누고 베푸는 것이 이미 습관화 되어 자주 그리고 많이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했단다.




가끔 필자가 자원봉사자 교육을 할 때면 자원봉사자는 책임의식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대상자와 약속을 하고도 ‘공짜니까’ 하고는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는다면 자원봉사자로서는 이미 실격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배워서 알고, 아는 것을 베풀고 나누면서, 자신이 기쁨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한 자원봉사자라고 말할 수 있다.




“세월을 지나면서 보니까 남을 위한 게 결코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거기서 배우고 기분 좋아지니까요.”




20여 년 전 윤경숙씨는 대연동에서 역시 ‘마당집’ 이라는 한정식 전문점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머리가 아파서 정말 울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자신은 식당을 운영하니까 그래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는데, 국수도 제대로 못 먹는다는 범천도 무료급식소 신문기사를 보게 되었다.




“세상에, 내 고민은 고민도 아니구나 싶어 당장 고기를 사들고 무료급식소를 찾아 갔습니다.” 범천동 무료급식소 허영자 소장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때가 93년 4월이었는데 그 후로 설 추석 명절이랑, 5월 8일 어버이날이면 온갖 선물을 사들고 찾아오고 이렇게 연말이 되면 이곳 마당집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직접 모셔서 식사도 대접하고 용돈도 주십니다. 참 지난번 급식소에 설치한 45인치 벽걸이 TV도 윤 사장님이 해 주셨습니다.”




이번 겨울에도 윤경숙 사장은 연말을 앞두고 2009년 12월 28일 오전 11시 할아버지 할머니 80여분을 마당집에 모시고 불고기 전골로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떡과 과일을 내놓고 용돈 5천원이 든 돈봉투를 일일이 어르신들의 손에 쥐어 주었다.




이날 마당집에 오신 어르신들은 그래도 제 발로 걸어오신 분들인데 제일 나이가 많으신 분은 94세 할머니이고 90이 넘긴 분들도 네 분이나 있었다. 이렇게 어르신을 모시고 식사대접을 하는 자리는 마당집을 서면으로 옮긴 이후 해마다 하는 연례행사라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연말이 되기를 기다고 있는데 올해에는 처음오신 분이 세분이나 있었다.




“내 칠십 평생에 이런 집에, 이런 음식은 처음 먹어 봅니다.” 처음 오신 박00 할머니는 돈봉투를 받아들고 윤사장의 손을 잡고 울먹였다. 마당집도 처음이고 불고기전골도 처음인데 거기다가 돈봉투까지 주시다니, 감격에 젖은 어르신들은 목이 메어 수저를 들지 못했다.




어르신들의 식사는 불고기 전골에다가 떡과 과일로 상은 푸짐했고, 윤사장과 종업원들은 상마다 다니면서 불고기 전골을 어르신들의 앞 접시에 덜어주고 필요한 김치며 나물 등을 채워 주었다.




오늘의 경로잔치는 오전 11시쯤 시작되었는데 12시쯤에는 모두 끝이 났다. 윤경숙 사장과 허영자 소장이 안녕히 가시라고 어르신들을 배웅하는 동안 마당집의 총지배인 고영일(41)씨를 만났다. 마당집이 서면으로 이사를 온지 14년이 되었단다.




“현재 종업원이 16명인데 저는 10년쯤 되지만 대연동에서부터 따라 온 직원도 있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10년쯤 되고, 가끔 아래 서너 명이 교체를 하곤 합니다.”




윤경숙 사장이 어르신 뿐 아니라 어린이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여러 사람들을 모시고 일 년에 몇 번씩이나 무료봉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직원들은 아르바이트생이 없습니다. 월급 받고 일하는데 무료급식이면 어떻습니까. 더구나 사장님이 좋은 일 하시는 거라 우리 마당집 이미지도 좋아져서 직원들도 기꺼이 자부심을 가지고 서빙하고 있습니다.”




윤경숙 사장은 무료급식소에 주변 사람들을 데려가면서 나도 하니까 너희들도 하라고 하지만 생색내는 것 같아 두 번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저도 빚이 있습니다. 그러나 빚이란 자신이 쓰다가 그만 쓰게 될 때 돌려주면 되는 것이므로 빚을 다 갚은 후에는 이미 늦을 거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남에게 밥 한 술도 못 줄 겁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도 습관이 되어야 할 수 있단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서먹하고 어색해서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날마다 살인이나 폭행 같은 것만 나오는데 그 보다는 남을 돕고 베푸는 선행기사들이 많아지면 세상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아직은 아픈데 없고 건강하니까 힘닿는데 까지 봉사하겠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돈 몇 푼으로 할 수 있지만, 365일 몸으로 때우는 소장님(허영자)은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윤사장은 허영자 소장을 바라보고, 허소장은 윤경숙 사장을 바라보니 이런 것을 윈윈이라고 해야 하나. 덕분에 필자도 마당집에서 자원봉사 어머니들과 함께 불고기 전골을 잘 대접 받았다. 2009년도 안녕! 따뜻한 이웃사랑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