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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강의안에만 의존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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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1-09-05 19:49 조회1,5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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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조서비스 이용자 교육을 마치고

지난 달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3회기에 걸쳐 '활동 보조 서비스 이용자 교육'의 일환으로 성교육을 실시했다.
대상이 성인이라 그동안 다른 곳에서 교육했던 내용을 회기에 맞춰서 약간의 수정만 하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를 했다.
원래는 강의 의뢰를 받을 때 항상 대상자들의 연령, 장애유형, 남녀비율, 혼인 여부를 알려달라고 하지만 교육 전까지 누가 얼마나 참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의뢰를 하는 곳에서도 이를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이번에는 활동 보조 이용자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각자의 일정이 우선이어서 누가 참석할지의 여부를 더더욱 알 수 없었다.
첫 회기때 보니 지금까지의 교육 대상자들 중 평균 연령이 가장 높았다. 그동안의 대상자들 평균 연령이 주로 20~30대였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40대 이상이었다. 인원도 10명 이하였고 역시나 미혼이 많았으며, 장애유형은 뇌병변부터 척수, 시각장애로 다양했다. 남녀비율은 의외로 여성이 많았다.
첫 회기 주제가 '장애인의 성문화'였다.
장애인의 성이 부각되게 된 계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국장애인방송(Jnet)에서 방송되었던 <장판인사이드에 장애인 성문제 그 현실을 본다>의 방송영상을 보며 장애인 성문화의 현실을 짚어보았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성도우미나 성매매 합법화의 찬반 주장 근거와 서로에 대한 반박 논리를 소개했다.
첫 회기 주제의 목적은 사실 교육보다는 자연스럽게 성이야기를 끌어내며 토론을 유도하는데 있었다.
보통 다른 곳에서 이러한 주제로 교육을 하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사실 자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성이야기와 질문이 많이 나와 활발한 토론이 진행된다.
그래서 성인 대상의 경우 첫 회기나 1회기짜리의 교육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주제로 삼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상자들에 연령이 높아서 그런지 달나라 이야기를 듣는 듯 토론은커녕 반응도 전혀 없었고, 질문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적지 않게 당황했고 남은 회기 교육이 걱정스러웠다.
다음 회기 교육 내용과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담당자가 딱딱한 강의식 교육보다는 인원수도 10명이 안되니 간담회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필자도 그것이 좋을 것 같았다.
준비한 강의안을 버리고 원형으로 둘러앉아 필자가 강사가 된 계기, 연애이야기기, 활동하면서 접했던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첫 회기 때 빔을 사용하느라 대상자들과 거리가 있는 단상 위에서 진행을 했기 때문에 피드백이 원활하지 못했던 단점이 있었던 것 같아 이번에는 스크린이 있는 단상에서 내려와 대상자들과 함께 바닥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역시나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이번에는 많은 반응과 질문들이 나와 원활히 교육이 진행되었다.
2회기의 진행 방법이 효과적이어서 마지막 3회기에서는 준비했던 교육 내용으로 교육을 하되, 빔 프로젝터없이 프린트 자료로 내용을 보면서 진행하였다.
내용은 사랑, 연애, 결혼에 성공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성공한 장애인들의 사례와 성공하기 위해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역시 미혼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느낀 점은 강의안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강의식 교육 이외에 집단상담 형식의 교육안도 준비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구자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