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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겨울나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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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도자립센터 작성일04-11-30 11:07 조회1,6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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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경기침체에다 유가폭등 사태가 겹치면서 경로당과 노인·장애인 복지시설이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고된 올 겨울을 앞두고 시름이 깊다. 









이들 시설에 대한 기업체 등 민간의 도움이 크게 줄어든 데다 난방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지원 등 특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힘겨운 겨울나기=2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보일러용 등유 1드럼(200ℓ)이 평균 15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3000원)보다 27%나 올랐다. 유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난방비 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자 경로당마다 대책회의를 갖는 등 월동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지원 기준에 따르면 경로당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 운영비가 지급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 이 시간대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어 운영비 부족분에 대해서는 지자체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 남구 주안동 한 경로당의 경우 추운 겨울철에는 매월 2∼3드럼의 기름을 사용, 월 30만∼40만원이 소요되고 있으나 인천시에서 지원되는 동절기 난방비는 10만원과 경로당 크기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7만∼10만원이 전부다. 









전국 4만6270여개소에 이르는 경로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로당마다 난방비가 부족하자 올해는 추위가 일찍 닥쳤는데도 이번달까지 보일러 사용을 하지 않고 두터운 옷으로 견디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 상대2동 경로당 남민기(86) 회장은 “후원해 주던 독지가들도 경기침체 때문인지 끊겨 최근에는 개발위원회나 청년·부녀회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썰렁한 사회복지시설=사회복지시설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독지가의 지원이 대부분 끊긴 채 국비와 지방비 지원으로 이번 겨울나기가 아득하기만 하다. 









서울시 28개 장애인 복지시설의 경우 지방자치법에 따라 1곳당 월 360만원 정도의 운영비(유류비·식대비·시설 관리보수비 등, 국비+시비)가 지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물가와 유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지원금만으로 겨울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 운영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인가를 받지 못한 개인이나 종교단체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방 복지시설들은 열악한 재정과 시설로 겨울나기 걱정이 더욱 앞선다. 1991년 설립된 미인가 노인복지시설인 울산시 동구 방어동 ‘다비다의 집’은 조립식 건물로 겨울에는 보일러를 가동해도 찬 기운이 돌고 있지만 자치구에서 미인가시설이라는 이유로 운영비가 지원되지 않아 당장 겨울이면 매월 150만원씩 들어가는 기름값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립식 건물에서 치매·중풍노인 40여명이 투병생활하고 있는 전주시 삼천동 <사랑과 평화의 집> 조성훈 원장도 올 겨울나기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매월 120만원 정도의 난방비·전기료가 필요한 데 온정의 손길이 끊겨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흡한 정부 대책=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에 한해 월 6만원씩 지원하던 난방비를 11월부터 10만원으로 올려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월 30만∼40만원이 소요되는 난방비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더 이상의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애인과 아동복지시설에는 유가상승에 따른 추가 지원계획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운영비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복지시설 추가 재정지원은 어렵다”며 “시설별로 자체적으로 운영비 중에서 다른 비용을 난방비로 전환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세환기자, 인천=신정훈기자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