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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빠진 봉사는 상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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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도자립센터 작성일04-11-30 17:46 조회1,5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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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식품 안받으면 "배부르군"::)









연말연시를 맞아 뜻깊은 자원봉사나 후원 방문 등을 생각하고 있 는 사람이라면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경제가 어려워 복지시설은 그 어느때보다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지 만 자칫 잘못된 선의가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 . 부주의하거나 무신경한 행동은 가뜩이나 소외된 이웃들에게 상 처를 줄 뿐이다. 복지시설 실무자들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들은 이미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라며 “물질보다는 마음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처치 곤란 물품 처리장이 아닙니다〓서울 용산구 A어린이보육 시설의 한 관계자는 “도움을 주시려는 분의 마음을 의심하는 것 은 아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먹을거리나 처치 곤란할 정도로 시 든 채소를 갖다 먹으라고 할 때는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먹 는데 지장이 없다고 해도 복지시설에 있는 사람은 “굶주려 아무 거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에 받는 사람 입장 에서는 상처가 된다는 것. 재고 처분한다며 똑같은 모양· 색깔 의 옷을 100~200벌을 보내올 때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관 계자는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있으면 복지시설에 산다고 광고하 고 다니는 셈인데 마음이 좋을 리가 없다”며 “불필요한 물건이 라 거절하면 ‘복지시설이 배가 부르다’고 꾸짖는 분도 계시다 ”고 말했다.









◈증거 사진 남기기는 자제〓서울 은평구 B시설의 관계자는 “많 이 줄긴 했지만 꼭 현관 앞에 라면 상자 등을 쌓아 놓고 전달 장 면을 사진찍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럴 경우 직원들 만 찍겠다고 설득하기도 하지만, 강력하게 요청할 경우 거절하기 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사진이 단체회보 등에 실릴 경우 언제든지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시설아 동이 공개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우기’식 봉사활동〓서울 은평구 C시설 관계자는 “대학 입학이나 고등학교 졸업, 취직 등을 앞두고 막무가내로 전화해 ‘빨리 봉사하고 싶다’고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말했다. A시 설 관계자도 “심한 경우 ‘확인증을 먼저 주면 나중에 와서 봉 사 활동을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 특히 시설측에서는 거부하기 힘든 ‘후원’ 등과 연계해 확인증을 요구할 경우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된다”며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 다.









봉사활동은 가급적이면 1년 이상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설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원봉사자가 자주 바뀌고 쉽게 포기 하는 모습을 보고 상처를 받고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 게 된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설명. 봉사활동을 한 후 ‘성과’ 가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것도 금물. 이 관계자는 “봉사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하는 것인데 고마워하기를 바라면 지쳐서 할 수 없게 된다”고 조언했다.









◈편견은 공기를 통해 느껴진다〓‘불쌍하다’ ‘안쓰럽다’는 말을 하며 동정심을 보인다거나 ‘나는 도와주러 온 사람’이라 는 내색을 하는 것은 금기사항. 특히 민감한 청소년들을 대할 때 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무자들은 “누가 불쌍해서 봉사활 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이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한다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일보>